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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안녕이라 그랬어] 책 소개 · 줄거리 요약 · 인상 깊은 구절 · 감상 및 평가

by 콘텐츠파일럿 2026.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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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 그랬어』 책 소개

안녕이라 그랬어』는 김애란이 『바깥은 여름』 이후 약 8년 만에 발표한 신작 소설집으로, 문학동네에서 2025년 6월 출간되었다.

김애란은 그동안 도시 청년 세대의 불안과 가족의 균열, 사회적 조건 속에서 흔들리는 개인의 감정을 집요하게 탐색해온 작가다.

 

이번 작품 역시 그 연장선 위에 놓여 있다. 다만 이전보다 더 절제된 어조로, 더 미세한 감정의 결을 포착한다는 점에서 한층 성숙한 밀도를 보여준다.

 

출판사 소개에 따르면 이 소설집은 “사회적 공간 속을 떠다니는 감정의 입자를 포착해 명료한 언어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거대한 사건이나 극적 반전 대신, 관계의 균열이 시작되는 아주 작은 순간을 응시한다. 누군가에게 건넨 “안녕”이라는 한 마디가 인사인지, 작별인지, 혹은 체념인지 모호해지는 지점이 이 작품의 출발점이다.

줄거리 요약

이 책은 여러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소설집이다. 각각의 이야기는 독립적이지만, 공통적으로 ‘관계의 변곡점’에 선 인물들을 다룬다. 사소해 보이는 대화, 어긋난 타이밍, 설명되지 않은 침묵이 인물들 사이에 균열을 만든다.

 

등장인물들은 대개 도시의 일상 속에서 살아간다. 직장, 가정, 연인 관계, 친구 관계 등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이 배경이 된다. 하지만 그 익숙함 속에서 미묘한 이질감이 피어오른다. 함께 있으나 멀어지고, 말을 나누지만 이해되지 않는 순간들. 작가는 그 간극을 확대하지 않고 오히려 낮은 톤으로 눌러 담는다.

 

‘안녕’이라는 말은 이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적 기호다. 인사일 수도 있고, 이별의 신호일 수도 있으며, 마음의 정리를 위한 최소한의 언어일 수도 있다. 각 단편은 그 말이 건네지는 다양한 상황을 보여주며, 우리가 관계를 끝맺는 방식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인상 깊은 구절

“안녕이라고 말했지만, 그 말은 오래 남았다.” 이 문장은 제목과 맞닿은 정서를 응축한다. 말은 짧지만, 그 이후의 침묵은 길다. 김애란은 바로 그 ‘이후’를 보여주는 작가다.

 

“사람은 떠나는 순간보다, 떠난 뒤에 더 선명해진다.” 이 작품은 상실 이후의 시간을 응시한다. 관계가 끝난 뒤에도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다른 형태로 변주된다.

 

“우리는 충분히 말하지 못한 채, 너무 쉽게 안녕을 말한다.” 이 문장은 현대인의 관계 맺기 방식을 돌아보게 한다. 빠른 속도, 잦은 이동, 불안정한 삶의 조건 속에서 우리는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남겨둔 채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감상 및 평가

『안녕이라 그랬어』는 격렬하지 않다. 대신 오래 남는다. 김애란 특유의 문장은 화려한 수사 대신 정확한 온도를 유지한다. 인물들의 감정은 과장되지 않고, 그렇다고 희미하지도 않다. 그 중간 지점에서 독자는 자신과 닮은 장면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 이 소설집은 ‘관계의 끝’을 다루면서도 비관에 머물지 않는다. 이별은 상실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위치로 이동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작가는 그 미묘한 이동을 포착하며, 삶이 계속된다는 사실을 조용히 상기시킨다.

 

『안녕이라 그랬어』는 큰 사건보다 작은 균열에 집중하는 작품이다. 현대인의 감정이 얼마나 쉽게 소진되고, 얼마나 조용히 축적되는지를 보여준다. 읽고 나면 누군가에게 건넸던 ‘안녕’이 떠오른다. 그리고 아직 건네지 못한 말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온 이 신작은, 김애란이 여전히 동시대의 감정을 가장 정밀하게 기록하는 작가임을 증명한다. 이 작품은 조용하지만 깊게 스며드는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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