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 책 소개
『스토너』는 미국 작가 존 윌리엄스가 1965년에 발표한 장편소설로, 학문과 일상을 성실히 살아낸 한 남자의 내밀한 인생을 조용히 따라가는 작품이다. 출간 당시에는 거의 주목받지 못했지만, 2000년대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재조명되며 ‘잊힌 걸작’으로 불렸다.
한국어판은 2015년 출판사 RHK에서 김승욱 번역으로 처음 소개되었으며, 절제된 문체와 섬세한 감정선 덕분에 국내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었다. 격정적인 드라마나 대단한 사건이 없는 대신, 한 인간이 조용히 겪는 실존적 외로움과 충직한 생의 태도가 정제된 언어로 묘사된다. 그로 인해 『스토너』는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강렬한 인생 이야기'라는 평을 받는다.
줄거리 요약
소설의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는 미주리주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다. 부모님의 권유로 농학을 전공하기 위해 미주리 대학교에 진학하지만, 한 문학 수업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접한 뒤 삶의 방향이 바뀐다. 그는 농업을 포기하고 영문학을 전공하며 학자의 길을 걷는다.
이후 그는 같은 학교에서 강사로 근무하며 교수직을 이어가지만, 그의 삶은 순탄하지 않다. 아내 이디스와의 결혼 생활은 점점 불행해지고, 학교 내 권력 다툼과 정치적 갈등, 동료와의 불화는 그를 끊임없이 소모시킨다. 유일하게 위안이 되는 것은 책과 학생, 그리고 아주 짧게 사랑했던 여인 캐서린이다.
그러나 그 관계조차 끝내 유지하지 못한 채, 스토너는 다시 고요한 일상으로 돌아간다. 삶의 끝자락에서 그는 병에 걸리고, 누구의 기억에도 강하게 남지 못한 채 조용히 생을 마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단 한순간도 자신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것이 『스토너』가 보여주는 ‘인생의 품격’이다.
인상 깊은 구절
“그는 이제 자신의 삶이 무엇이었는지, 무엇을 의미했는지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존재했다.”
“사랑은 정복이 아니다. 사랑은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은 누군가가 아니라,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듣는 데서 시작된다.”
“당신은 살았고, 당신은 끝까지 견뎠습니다.”
이 문장들은 스토너라는 인물이 세상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동시에, 내면의 일관성과 존엄을 지켜낸 사람이라는 것을 잘 드러낸다. 이 책은 외적인 성취보다 더 본질적인 삶의 깊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감상 및 평가
『스토너』는 극적인 사건이나 전개 없이도 한 사람의 생애가 얼마나 깊고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드문 작품이다. 대학이라는 공간 안에서 한 인간이 수십 년간 교단에 서며 겪는 권태, 갈등, 사랑, 실망, 성찰은 아주 정제된 언어로 그려진다.
스토너는 실패한 남자처럼 보일 수 있다. 승진에도 실패하고, 결혼도 불행하며,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도 대부분 단절된다. 하지만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끝까지 살아낸 인물이다. 바로 그 점에서 이 책은 현대 독자에게 강한 울림을 준다.
“위대한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스토너』는 아주 조용히 대답한다. 그것은 위대한 업적이나 명예가 아니라, 삶을 견디고, 그것을 곱씹고, 포기하지 않는 태도일 수 있다고 말이다.
존 윌리엄스는 간결한 문장을 통해 이 모든 감정의 결을 전달한다. 번역자인 김승욱의 한국어 문체 또한 이 정서적 깊이를 해치지 않고 섬세하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원작의 침묵과 여운을 보존한 번역은 국내 독자에게도 원작에 준하는 감동을 준다.
『스토너』는 한 번 읽고 잊는 책이 아니다.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다. 인생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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