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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소년이 온다] 책 소개 · 줄거리 요약 · 인상 깊은 구절 · 감상 및 평가

by 콘텐츠파일럿 2025.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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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소년이 온다』채식주의자로 잘 알려진 소설가 한강이 2014년에 발표한 장편소설로,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중심에 두고 그 참혹한 역사와,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의 상흔을 정면으로 응시한 작품이다.

 

이 책은 역사의 기록이 아닌, 문학의 방식으로 당시의 광주를 재현하며, 독자 스스로가 그날의 광주에 서도록 만든다. 시체를 수습하던 15세 소년 '동호'의 시선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점점 더 깊이, 더 낮게, 더 고통스럽게 광주의 중심으로 들어간다.

 

그가 살아 있었던 시간보다, 죽은 이후 살아남은 이들의 죄책감과 고통, 그리고 말하지 못한 침묵이 오히려 더 많은 페이지를 차지하며, 문학이 할 수 있는 ‘기억의 윤리’를 실현해낸다.

줄거리 요약

이야기는 1980년 5월 18일 광주. 시민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군부 독재에 맞서 시위를 벌이던 그날, 15세 소년 ‘동호’는 자신의 친구 정대가 실종됐다는 소식을 듣고 도청과 시체 안치소를 오가며 그를 찾기 시작한다.

 

이후의 서사는 시간 순서를 따르지 않는다. ‘동호’는 어느 순간 죽음이라는 경계에 도달하고, 그의 시신은 이름 없이, 기록 없이 묻힌다. 하지만 작가는 죽은 동호의 시선 너머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간다.

 

소년의 죽음을 목격하고도 살아남은 사람들. 그들은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죄처럼 느껴지는 감정과 기억의 무게에 짓눌린 채 각자의 삶을 이어간다.

 

책은 교사, 인쇄소장, 연극인, 수감자, 출판편집자 등의 시선으로 광주 이후의 삶을 조각처럼 나열하며 ‘기억을 말하지 못한 자들의 말’을 문장으로 옮긴다.

 

그들의 트라우마는 공통적으로 ‘말할 수 없는 것’에서 비롯되며, 이 책은 바로 그 말해지지 못한 것들을 문학으로 복원하고자 한다.

인상 깊은 구절

 

“그날, 우리는 사람을 죽이는 사람들 앞에서 사람을 지키려 했습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이럴 수 있는가, 그 말은 너무 많이 반복되어 더는 무게가 없었습니다.”

“나는 아직도 그날의 냄새를, 소리를, 손에 닿던 살의 감촉을 잊지 못합니다.”

감상 및 평가

『소년이 온다』는 단순한 역사소설이나 추모문학이 아니다. 그보다는, 말해질 수 없었던 고통을 어떻게 기록하고 기억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학적 응답에 가깝다.

 

한강은 이 책에서 극단적으로 절제된 문장과 감정 없는 감정으로 광주의 비극을 끌어올린다. 잔인한 장면조차 시각적으로 묘사되지 않고, 독자 스스로 상상하고 감당해야 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은 누구보다 조용히 말하고 있지만, 그 침묵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증언으로 기능한다. 특히, 생존자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과 사회의 방관이 폭력보다 더 오래 남는다는 사실을 문학적으로 풀어낸 방식은 인상 깊다.

 

이 작품은 그날의 진실을 ‘사실’로 말하지 않고, ‘감각과 기억’으로 전한다. 그래서 더 깊고,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소년이 온다》는 읽는 책이 아니라, 마주해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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