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이었습니다.
싸리문은 반쯤 내려앉았고 마당에는 마른 풀이 사람 무릎까지 자라 있었지요. 그런데 그 마당 한복판에 다듬잇돌 하나가 반듯하게 놓여 있었습니다. 풀이 그 돌만 비껴 자란 것처럼 둘레가 훤했습니다.
그 집에 든 이는 서윤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이태 전까지 이웃 고을 관가에서 문서를 다루던 아전이었지요. 창고의 곡식이 축났고, 장부를 맡았던 사람이 책임을 졌습니다.
"제가 적은 것과 창고에 있는 것이 다릅니다."
그 말을 여러 번 했으나 아무도 끝까지 듣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 서윤보는 말수가 줄었지요.
값이 그리 싼 까닭을 물으니, 집을 놓아 준 사내는 오래 비어 있어 그렇다고만 했습니다.
그 까닭을 알게 된 것은 그날 밤이었습니다.
또드락, 또드락.
느리고 고른 소리였습니다. 문틈으로 내다보니 달이 밝아 마당이 하얗게 드러났고, 다듬잇돌이 그 한복판에 있었지요.
돌 앞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소리는 계속 났습니다.
이튿날 마을에 내려가 그 말을 하자, 사람들이 하나같이 물러섰습니다. 그 집 아래에서 십 년을 산 아낙조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 했지요.
장터 뒤 언덕의 만신을 찾아가니, 놀라는 기색도 없이 이리 말했습니다.
"못 들은 것이 아니라 안 들은 것이오. 들으면 무언가를 해야 하니까."
"그러면 저는 어찌하여 들었습니까."
"그 소리를 들은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것이 하나 있었소. 제 말을 아무도 안 믿어 준 사람들이었소."
서윤보의 손이 무릎에서 굳었습니다.
그날 밤, 눈을 감고 소리를 끝까지 따라가 보았습니다. 고르게 이어지던 소리가 마지막에 한 번 세게 울리고 그쳤지요.
그 마지막 한 번이 앞의 소리와 달랐습니다. 맑게 튀지 않고 둔했습니다. 무언가를 사이에 두고 친 소리였지요.
서윤보가 그 돌을 들어내고 무엇을 보았는지는 영상에 담았습니다.
여러분이라면 그 소리를 들으셨겠습니까?
👇 전체 이야기는 아래 영상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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