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수는 새벽마다 마당을 쓸었습니다. 서너 걸음이면 건너는 좁은 마당이라 쓸 것도 없었지요. 그래도 쓸었습니다.
강원도 산골에 유배 온 지 삼 년째 되는 사내였습니다. 벼슬을 지낸 사람이었으나, 이제는 관아에서 정해 준 끝집에 머물며 마을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는 몸이었지요.
처음에는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아홉 살 계집아이 하나가 사립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윤경수가 마른 흙바닥에 손가락으로 글자를 하나 그려 보였지요.
"이것이 사람이라는 글자다. 다리 둘이 걸어가는 모양이다."
그 아이가 제 이름 석 자를 흙바닥에 적어 보인 날, 아비가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아무 말 없이 나갔습니다. 그날 저녁 무 두어 개가 사립 안에 놓였지요.
산골의 겨울은 나무로 납니다. 그런데 죄인은 산에 오를 수가 없었지요.
어느 가을, 아이 아비가 나무 두 단을 지고 와 사립 안에 내려놓고 갔습니다. 이튿날 다른 집에서 한 단이 왔고, 그다음 날 또 한 단이 왔습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고, 윤경수는 마루에서 일어나 절을 한 번 했을 뿐이었지요.
세 번째 가을, 새 현감이 부임했습니다.
사십 리 산골까지 말을 타고 직접 들어왔지요. 방에 들어와 천장을 보고, 벽을 보고, 아랫목에 손을 대 보았습니다.
"이 나무는 누가 대오."
"마을에서 조금씩 나눠 줍니다."
현감은 고개를 끄덕이고 아무 말 없이 나갔습니다. 나가다 처마 밑 나무 더미를 한 번 더 돌아보았지요.
그날 저녁, 윤경수가 숟가락을 멈췄습니다.
"내일부터 나무를 들이지 말라고 마을에 일러 주게."
"이제 곧 첫눈인데요. 무슨 말을 들으셨습니까."
"들은 말이 없어서 그러네. 저 사람은 묻지 않은 것을 셌어."
밥을 짓는 막개가 그제야 입을 열었습니다. 관아에서 이달부터 열흘에 한 번씩 오라 했다고요. 전에는 달에 한 번이었습니다.
이튿날 새벽, 윤경수가 마당을 쓸러 나가 보니 사립 안에 나무 한 단이 놓여 있었습니다.
누가 놓고 갔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 겨울 그 집 마당에 무엇이 놓였는지는 영상에 담았습니다.
여러분이라면 그 사립 안에 나무를 놓고 오셨겠습니까.
👇 전체 이야기는 아래 영상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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