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 하나가 마당에 놓여 있었습니다.
임금께서 타실 것이었지요. 옻칠이 곱게 올랐고 금박이 햇빛을 받아 반짝였습니다. 그런데 그 가마의 뒤쪽 축이 부러져 있었지요.
부러진 자리가 하얬습니다. 나무가 오래 말라 죽은 자리는 누렇게 삭는데, 그 자리는 갓 부러진 것처럼 희었습니다.
그 축을 깎으라 이른 사람은 송경석이라는 젊은 관원이었습니다.
나이는 스물여섯이었고, 그 전해 가을에 문과에 급제했지요. 어릴 적부터 글만 읽어 낫이나 대패는커녕 삽자루도 쥐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공조에 배치되어, 임금께서 타실 가마를 맡게 되었지요.
공방 안쪽 구석에는 예순이 넘은 노인이 하나 앉아 있었습니다. 관노로 나서 벼슬에 오른 사람이었지요.
"이 나무는 얼마나 말립니까."
"세 해요. 급히 마르면 겉만 마르고 속이 안 마르지. 그러면 나중에 속이 마르면서 뒤틀리오."
여름이 되자 위에서 기별이 내려왔습니다. 가을에 임금께서 거둥하시니 그때까지 마치라는 것이었지요. 석 달이었습니다.
"저 나무들은 작년 겨울에 벤 것이오. 두 해가 모자라오."
"그러면 어찌하옵니까."
"날을 미뤄야지."
경석은 그날 하루 종일 마당에 앉아 있었습니다. 미루자니 아뢸 자신이 없었고, 밀어붙이자니 그 어른의 얼굴이 걸렸지요.
그날 저녁 찾아간 윗사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장인들이 하는 말을 다 곧이들으면 일이 안 된다. 두 해가 모자라도 된다."
둘 다 그럴듯한데 둘 다 맞을 수는 없었습니다. 경석에게는 어느 쪽이 맞는지 가릴 눈이 없었지요. 나무를 만져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다른 것으로 골랐습니다. 어느 쪽 말을 들어야 제가 편한가로요.
축 넷이 다 나왔을 때, 셋은 빛깔이 고르고 하나만 결이 성글어 보였습니다.
"넷 중 하나가 좀 다르다고 큰일이 나옵니까."
"수레는 바퀴 넷으로 굴러가는 것이 아니오. 제일 약한 것 하나로 굴러가오."
거둥 날 아침, 임금께서 오르시자 그 축이 부러졌습니다.
그리고 그날 곤장 여든 대를 맞은 사람은, 그 관원이 아니었습니다.
축에 손도 대지 않은 사람이 어찌하여 제가 했다고 아뢰었는지는 영상에 담았습니다.
여러분이라면 그 마당에서 무엇을 하셨겠습니까.
👇 전체 이야기는 아래 영상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옛날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곡식 서른 섬 도둑으로 아비가 끌려가자, 종의 딸이 고을 좌수를 마당으로 불러냈습니다 (0) | 2026.08.30 |
|---|---|
| 저를 팔아넘겼다 믿고 스무 해를 원망한 사내, 포구에는 잠녀 하나가 서 있었습니다 (0) | 2026.08.30 |
| 떠돌이 환쟁이의 그림을 제 솜씨라 속이고 감사 앞에 나선 고을 참봉 (0) | 2026.08.30 |
| 그 집에서는 밤마다 다듬이 소리가 났습니다, 그런데 마을에서는 아무도 들은 적이 없다 하였지요 (0) | 2026.08.23 |
| 주막을 빼앗으려 외상값을 거꾸로 뒤집은 객주, 그 집 아궁이 뒤에는 짚 다발이 걸려 있었습니다 (0) | 2026.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