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가 사는 산이라 하여 범산이라 불리는 산이 있었습니다.
그 산 중턱에 늙은이 하나가 살았지요. 이름은 태보라 했고 나이는 예순아홉이었습니다. 그 집에 삼십 년을 살았는데, 마을 길에서 그 사람과 마주친 이가 몇 되지 않았습니다.
말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물으면 고개를 끄덕이거나 젓기만 했지요. 그러니 마을에서는 이렇게들 말했습니다.
"저 늙은이 성한 사람 아니야."
아이들이 그 집 앞까지 올라가 돌을 던지고 도망쳐도 쫓아오지 않았습니다. 문을 열고 나와 한 번 보고는 도로 들어갔지요.
그 마을에 봉구라는 사내가 살았습니다. 아들이 하나 있었고 여섯 살이었지요. 막둥이라 불렀습니다.
막둥이는 산을 무서워하지 않았습니다. 노인들이 겁을 주려고 하는 범 이야기를 오히려 재미있어했지요.
"저는 안 물려요."
"어째서 안 물려."
"산에 사는 할아버지도 안 물렸잖아요."
노인이 그 말에 아무 대꾸도 못 했습니다.
그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 마을 개가 며칠 사이에 둘이나 없어졌지요. 사람들이 범이 내려왔다고 수군거렸습니다.
그 아이가 없어진 것은 눈이 그친 이튿날 아침이었습니다.
어미가 부엌에서 밥을 짓고, 아이는 마당에서 눈을 굴리며 놀고 있었지요. 밥이 다 되어 나가 보니 마당이 비어 있었습니다.
마을을 한 바퀴 돌며 집집마다 물었으나 아무도 못 봤다 했습니다. 그러다 끝집 아낙이 이리 말했지요.
"막둥이가 뒤로 갔다고. 산 쪽으로."
마을 뒤편 눈 위에 발자국이 있었습니다. 작았습니다. 여섯 살짜리 신발 자국이 산 쪽으로 나 있었지요.
발뒤꿈치가 얕고 앞이 깊었습니다. 뛰어간 자국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스물 남짓 모여들었습니다. 다들 발자국을 보고, 산을 보고, 서로를 보았지요.
아무도 먼저 나서지 않았습니다.
봉구가 발자국을 따라 몇 걸음 올라갔으나 이내 돌아 나왔습니다. 산자락에 들어서니 눈이 허리까지 왔던 것입니다. 열 걸음을 못 가 숨이 찼지요.
"이 눈에 산을 그냥 오르면 다 죽소. 산을 아는 사람을 찾아야지."
그때 누군가 산 중턱을 가리켰습니다.
"저 위에 사는 늙은이."
봉구가 그 집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러고는 나온 늙은이의 멱살을 잡았지요. 삼십 년을 저 산에 살았다면서 아이가 지나가는 것을 몰랐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늙은이는 뿌리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렇게 말했지요.
"눈이 더 오기 전에 가야 하오."
집 안쪽 시렁에는 총이 하나 얹혀 있었습니다. 삼십 년 동안 그 자리에 있어 먼지가 앉고 가죽끈이 삭았지요.
다만 녹은 슬지 않았습니다.
그 늙은이가 어찌하여 삼십 년이나 그 산을 떠나지 않았는지는 영상에 담았습니다.
여러분이라면 그 문을 두드리셨겠습니까.
👇 전체 이야기는 아래 영상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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