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옛날이야기+

"저를 잡아 가두시오" 어사라 속이던 사기꾼이 제 발로 수령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by 콘텐츠파일럿 2026. 9. 6.
반응형

명수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나이는 서른다섯이었고 어릴 적에 부모를 잃고 이 고을 저 고을을 떠돌았지요.

두 해 전부터 그 짓을 시작했습니다.

놋쇠 조각을 둥글게 갈아 한쪽에 말 비슷한 것을 새겼지요. 새기는 솜씨가 좋지 않아 말인지 개인지 알 수 없었으나, 말이라 하면 말로 보였습니다.

고을에 들어가면 먼저 주막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관가 이야기가 나오면 입을 다물었지요. 그러면 며칠 안에 아전이 찾아왔습니다.

"혹시 나리께서."

그러면 품에서 그것을 다 꺼내지 않고 한 귀퉁이만 보였습니다. 그것으로 끝이었지요.

명수에게는 스스로 세운 규칙이 셋 있었습니다.

사흘 넘게 한 고을에 있지 않는다. 벼슬자리와 송사에는 손대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을 벌하지 않는다.

셋째가 제일 중요했습니다. 어사 행세로 사람을 벌하면 그것은 밥 얻어먹는 것과 다르니까요.

그해 가을, 명수가 산에 둘러싸인 고을에 들어갔습니다. 들어가는 길에 보니 밭이 여기저기 묵어 있었지요.

주막 늙은이들의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김서방네도 갔다더구먼. 죽은 아들 몫까지 물리는데 누가 견디나."

그날 밤, 주모가 마당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손님이 어사가 아니어도 좋소. 그런데 만에 하나 어사시면, 저 아이 이름 하나만 빼 주시오."

삼 년 전에 죽은 아들의 군포를 아직도 물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베를 짜서 냈고, 작년에는 소를 팔았지요. 올해는 낼 것이 없다 하니 관가에서 손자를 군적에 올리겠다 했습니다.

그 손자가 열둘이었습니다.

이튿날 아침 명수가 봇짐을 지고 주막을 나섰습니다. 사흘도 채우지 않고 나가는 것이었지요. 더 있으면 무언가를 하게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고을 어귀 길가에 노파가 앉아 있었습니다. 한쪽 다리가 이상하게 꺾여 있었지요. 작년 겨울에 관가 마당에서 하루 종일 무릎 꿇고 있다가 그리되었다 했습니다.

노파가 아이의 손을 놓고 두 손을 땅에 짚었습니다. 그러고는 기어 왔습니다.

"나리, 이 아이 이름만 빼 주시옵소서. 소인은 어찌 되어도 좋사옵니다."

곁에 선 아이는 울지 않았습니다. 할미가 땅에 엎드리는 것을 본 것이 처음이 아닌 얼굴이었지요.

그 아이의 손에 종이가 하나 쥐어져 있었습니다. 접히고 접혀 너덜너덜해진 종이였지요.

명수가 그것을 펴 보았습니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우리 아부지는 삼 년 전에 죽었지요."

그다음 줄이 없었습니다.

들키면 목이 달아나는 사내가 어찌하여 제 발로 관가에 걸어 들어갔는지는 영상에 담았습니다.

여러분이라면 그 자리에서 돌아서실 수 있었겠습니까.

 

👇 전체 이야기는 아래 영상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2n3yW6GCXAA

 

반응형